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뷔진, 우리는 딱 그 정도였다(상)

흔한아미밤 2018. 12. 23. 01:01



[뷔진]

[리얼물]

[진른]

[진총]


뷔진, 우리는 딱 그 정도였다. 上

W. 도키도키



우리 사이를 정의하자면, 멤버 사이 혹은 동료 관계라고 할 수 있다. 좋지도 나쁘지도 않은 적당한 관계. 그 관계가 미묘하게 어색하게 된 거는 너도 나도 자각하지 못하였다. 각 회사에서 흔히들 미는 브로맨스에 너도 나도 멤버들도 동참하였다. 그 중 김태형과 나는 팬들사이에서 종종 엮이고는 했다. 이제는 지인들사이에서도 회사에서도 카메라가 없을 때에도 김태형과 엮고는 했다. 태형이는 그럴때마다 내 눈치를 살피더니, 표정이 굳어지고는 했다. 아마 태형이 입장에서는 기분나쁠 수 있는 상황인가보다. 하고 넘겼었다. 저보다는 어린 태형은 감정을 숨기는게 어색했고, 표현 또한 직설적이었다. 


하루는 정국이와 장난을 친다고, 정도가 심해져서 엎치락 뒤치락 하다가 정국이의 손이 내 티셔츠 사이로 들어온 적이 있었다. 때마침 태형이 그걸 보고는 못 본 걸 본거마냥 표정이 엄청 굳어졌었다. 태형은 속에서 삭히던 말을 저도 모르게 꺼내었었다.


"역겨워..."


그 순간 정적이 감돌았다. 정국이와 나는 시선을 마주치며, 눈빛으로 말을 건넸다. '내가 제대로 들은거 맞아? 쟤 왜저래?' '그러게요...태형이형 미쳤나봐' 정국이가 어깨를 으쓱했다.


그 일이 있은 후에 태형은 평소와 같았다. 여전히 카메라가 돌아가면 나랑 붙어먹었고, 카메라가 꺼지면 언제 붙어있었냐는 듯 다른 멤버들한테 쪼로록 달려가서 재잘거렸다. 나는 곰곰히 생각을 해본다. 내가 태형이와 어색한 사이었나...연습생 시절때만해도 '형,형' 거리면서 옆에 한시도 떨어지지 않으려고 했는데, 언제 저렇게 컸는지.


"귀염성이 없어졌어"

"뭐가요?"


태형이 옆에 있던 지민이 어느새 내 옆에 앉으며 내 혼잣말에 고개를 갸웃거리며 물었다. 지민은 '아~김태형?' 거리면서 눈치를 챘다. 역시 눈치가 빠르다.


"너 언제 내 옆에 왔냐."

"김태형 골려주려고요"


뜻모를 말을 하고는 지민은 연신 장난끼 가득한 얼굴로 내 뒷목을 주물거리며 만졌다. 멤버들간에도 늘 있는 스킨십이 이제는 은연중에 익숙해진 모양이다. 태형은 아까부터 힐끔힐끔 나와 지민이를 곁눈질했다. 그러다가도 나와 눈이 마주치면 태형이는 표정이 굳어졌다 펴졌다를 연신 반복중이었다.


"지민아"

"네"

"태형이는 내가 어려운건가"


내 말에 지민은 잠시 생각을 하더니 끅끅되며 웃었다.


"아니, 행님. 김태형 지금 사춘기라 그래요"

"사춘기면, 다른 형들한테도 똑같아야 되는거 아니야? 왜 나한테만 그래? 맏형이라 그래?"


사춘기라는 한마디에 석진은 그간 하지 못했던 말을 다른 동생에게 입술이 툭 튀어나올정도로 조잘거리고 있다. 지민은 맏형의 모습이 여간 귀여워 보여서 툭 튀어나온 입술을 손바닥으로 톡톡 쳤다. 그 순간 지민과 태형의 눈이 마주쳤다.


"오구오구, 우리 석진이가 안 그런척해도 신경쓰고 있었구나~~"

"형은 어디다 버려놓고.. 기어오른다. 박지민.."


"그냥, 기다리고 있어봐요. 김태형도 생각이 많겠지. 그리고 형은 맏형같지 않은 맏형이라서 어려울것도 없죠"


지민은 말을 끝으로 석진의 입술을 다시 한번 더 톡톡 치고는 태형이 쪽으로 자리를 옮겨갔다. 태형은 무슨 말을 지민이 한테 하는지, 잡아먹을듯한 표정으로 한껏 열을 내고 있었다. 그에 대기실 한구석에서 자고 있던 윤기가 시끄럽다며 욕을 해대자. 태형은 조용히 '나 성났다' 라는 표정으로 입을 꾸욱 다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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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형이 뭘 좋아하더라, 나중에 진솔하게 단 둘이 이야기를 해볼까 싶다.